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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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말한다, 그 시절은 고이(古李)의 시대였다고. 우리의 승패는 처음 1대 1로 시작해 나중에는 25대 25가 되어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빈틈없이 맞아떨어졌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만약 바둑에 두 개의 평행세계가 있어서 나와 그를 각각 떼어놓는다면, 우리 둘 다 몹시 고독하지 않았을까?
비관적인 사람들은 이세돌이 알파고를 이긴 대국이 인류 기사가 인공지능을 이긴 마지막 대국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성공적으로 역사를 써냈고, 내가 그에게 가했던 압박 또한 그 역사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녜 선생님, 선생님께선 제게 바둑의 거의 모든 것을 가르쳐 주셨지만 하늘은 제게 이세돌을 하나 더 주었습니다.”
수낙(融创) 충칭 캠페인 · 2020.11.20 · 𝕏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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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구리 선생님, 축구계에는 메시와 호날두라는 ‘절대쌍교’가 있잖아요. 바둑계에도 그런 존재가 있나요?
구리: 바둑계에요…… 원래는 저도 절대쌍교 중 한 명이 되고 싶었죠. 하지만 제 시대에는 이세돌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는 못 됐어요. 참 아쉽죠.
질문: 이제 이세돌은 알파고와 함께 언급되는데 질투 나지는 않으세요?
구리: 원래 이세돌은 우리의 우정을 소중히 여겼어요. 평소에도 같이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눴고요. 그런데 알파고를 이긴 뒤로는 저를 버렸어요. 그 대국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일들은 전부 잊어버렸어요. 예전에 우리끼리 했던 약속도 잊어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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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구리 선생님, 가장 높이 평가하시는 기사는 누구인가요?
구리: 사실 시기마다 달랐다고 해야겠죠. 예를 들어 어렸을 때는 일본의 ‘육대 초일류’ 기사들이 있었고, 녜웨이핑 선생님, 마샤오춘 선생님도 있었고요. 또 조훈현 선생님과 이창호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모두 제가 높이 평가했던 기사들이죠. 나중에 제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온 뒤에는 ‘내게도 이분들을 이길 기회가 생기는구나’ 싶어서 스스로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세돌이라는 아주 특별한 존재를 만나게 됐어요. 제게 있는 수많은 괴로운 기억들이 모두 이세돌이 내려준 것이거든요. 물론 2009년에는 제가 그를 이긴 적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 2011년과 2012년의 두 차례 결승도 그렇고, 2014년에 그와 10번기를 둔 것도 그렇고, 제가 당한 패배는 모두 그가 준 것이죠.
그러니 만약 하늘이 제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몇 년 일찍 태어나 그냥 그와 엇갈리기를 바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만약’이라는 건 없으니까요. 어쩔 수 없죠.
예전에는 아마 저희가 CP가 됐죠. 다들 그렇게 불렀으니까요. CP가 됐는데… 나중에 알파고가 등장하고 그가 알파고를 이기고 나서는 저랑 완전히 다른 차원에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굉장히 슬픕니다. 또다시 제가 그보다 조금 뒤처진 것 같아서요. 정말 슬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