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3 ~ 2009.02.25 ·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3번기
4000년 세계 바둑 역사상 최고의 쟁기(爭棋·시합바둑)로 꼽힐 만한 빅 매치가 다가오고 있다. 조선일보 주최로 23일부터 강원도 백담사 특별 대국장에서 시작될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3번 승부가 그 무대. 지구촌 바둑계를 양분 중인 이세돌과 구리(古力), 한·중 양국의 두 간판스타가 세계 1인자의 명예와 2억5000만원 우승상금을 걸고 정면 충돌한다.


— 구리와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만난다. 어떤 심정인가.
이세돌: “구리는 필생의 라이벌이자 꼭 꺾어야 할 적(敵)이다. 바둑 신(神)이 내게 딱 1명에게 이길 수 있는 권한을 준다면 주저 없이 구리를 선택하겠다. 지금껏 ‘큰 판’을 꽤 많이 두었지만 이렇게 긴장된 적은 없었다. 누구든 패하는 쪽은 최소 5년간 그 상처가 남을 것 같다.”
— 결승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구리: “시기적·국가적·개인적으로 모든 측면에서 정말 주목받는 결승전이다. 내 실력이 낮아 만날 수 없었던 이세돌과 처음으로 결승을 치르게 됐다는 사실에 매우 자극이 된다. 이세돌이 나보다 몇 년 앞서 세계대회를 제패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는 나의 강력한 목표로 떠올랐었다. 단판 아닌 번기(番棋) 승부여서 이번에 진정한 세계 1인자가 가려질 것이다.”
LG배 세계 기왕전 · 2009.02.01 · 𝕏 공유

이세돌은 대국 당일(23일) 오전 2시가 넘은 꼭두새벽에 백담사에 도착했다. 연락이 끊긴 이세돌 대신 형인 이상훈 7단과 간신히 연락이 되었고, 이상훈이 이세돌과 함께 택시를 타고 백담사까지 달려온 것이다. 보도는 이세돌 9단의 행보에서 기권 의사가 감지된다고 적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는 미스터리다. 20일 중국에서 돌아온 이세돌 측은 예정보다 하루 먼저 21일 백담사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한국기원에 전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한국기원은 “그런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한다.
한국기원은 “대국을 준비하는 관계자들은 이미 21일 현장에 갔다. 이세돌 9단이 미리 가 쉬고 싶다는 데 거절할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1국이 끝나고 하루 쉬는 동안에도 일절 숙소 밖으로 나오지 않는 등 불편한 심리상태를 드러냈다. 뭔가 있었다는 방증이다.
이상훈과 이세돌은 다른 관계자들이 백담사에 모두 도착한 시각에 비로소 서울을 출발했다. 대절 택시가 백담사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2시 30분이었다. 이세돌은 6시간쯤 자고 일어나 대국실에 들어가야 했다. 그리고 제1국을 불계패당했다. 대마를 잡히고 무력하게 패했다.